촬영 모드란?
카메라에서 위 사진과 같은 다이얼을 자주 보셨을텐데, 이 위에 적혀있는 것이 촬영 모드입니다. 제조사나 카메라에 따라서 제공되는 촬영 모드가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소니 카메라를 기준으로 제공되는 촬영 모드는 아래와 같습니다.
[Auto] - 조리개, 셔터 속도, ISO, 화이트밸런스, 플래시 On/Off 등 모든 옵션을 장면에 따라 자동으로 선택
[SCN] - 촬영 대상이나 장면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설정값을 자동으로 조정
[P] -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제외한 옵션은 사용자가 선택하며, 그에 맞춰 조리개와 셔터 속도가 자동으로 설정됨
[A] - P와 같은 조건에서 조리개를 사용자가 설정, 그에 맞춰 셔터 속도가 자동으로 설정됨
[S] - P와 같은 조건에서 셔터 속도를 사용자가 설정, 그에 맞춰 조리개가 자동으로 설정됨
[M] - 모든 옵션을 사용자가 설정
이 중에서 Auto와 SCN은 빛의 양 뿐만 아니라 피사체가 무엇인지도 고려해 설정값이 바뀝니다. 이는 사용자의 조작을 최소화해 가장 편리하지만, 모든 설정을 카메라가 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의도를 사진에 온전히 담아내긴 조금 어려워요. 비싼 값을 지불하고 구입한 카메라인데 마음대로 표현을 못 한다니, 아쉬움을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부정의 부정의 부정은 부정 크... 그러니 본전을 찾겠다는 마음으로라도 편리함은 잠시 접어두고 보다 불편한(?) 나머지 네 가지 촬영 모드 P/A/S/M에 대해 알아봅시다.
수동 모드, M
가장 단순한 촬영 모드입니다. 셔터와 조리개 모두 사용자가 직접 제어해야 하며, 사용자가 설정한 값에 따라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의 양, 즉 노출이 달라집니다.
전적으로 사용자의 설정을 따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편이고, 노출 과다(너무 밝은 사진) 또는 노출 부족(너무 어두운 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같은 이유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가장 정확하게 담아낼 수 있는 모드이기도 합니다.
조리개 우선 모드, A
'조리개 우선' 이라는 것은 조리개 값을 기준으로 다른 값을 맞춘다는 뜻인데, 사용자가 조리개를 제어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M모드에서는 조리개와 셔터 모두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했지만, A모드에서는 사용자가 조리개 값을 변경하면 적정 노출이 이루어지도록 셔터 속도가 자동으로 바뀌게 됩니다.
조리개를 개방하면 → 빛이 많이 들어오니 → 셔터 속도를 빠르게(=개방 시간을 짧게)
조리개를 조이면 → 빛이 적게 들어오니 → 셔터 속도를 느리게(=개방 시간을 길게)
셔터 우선 모드, S
조리개 우선 모드와는 반대로, 셔터 값을 기준으로 조리개 값을 맞추는 모드입니다.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셔터를 제어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고, A모드와 반대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S모드에서는 사용자가 셔터 속도를 변경하면 적정 노출이 이루어지도록 조리개 값이 자동으로 바뀌게 됩니다.
셔터 속도를 늦추면(=개방 시간을 길게) → 빛이 많이 들어오니 → 조리개를 조이고
셔터 속도를 올리면(=개방 시간을 짧게) → 빛이 적게 들어오니 → 조리개를 개방하고
프로그램 모드, P
앞선 3개 모드에 비해 가장 편리한 모드입니다. A모드와 S모드를 섞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조리개를 조절하면 셔터 속도가 바뀌고, 셔터 속도를 조절하면 조리개 값이 바뀌는 식이에요. 조리개와 셔터 둘 다 제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M모드와도 비슷한데, P모드의 차이점은 적정 노출이 되도록 설정 범위가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가령 주변이 너무 어두워 셔터 속도를 1/30s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M모드/P모드가 각각 아래와 같이 작동하는 것이죠.
M모드 : 셔터 속도를 강제로 올릴 수 있음, 노출이 모자라 사진이 어두워짐
P모드 : 셔터 속도를 1/30s 이상으로 올릴 수 없음, 적정 노출로 사진은 정상
결론
초보일수록 자동에 가까운 P모드를 사용하고, 고수일수록 수동에 가까운 M모드를 선호합니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각 모드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지,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쁜 것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대낮의 야외 촬영과 같은 충분히 밝은 환경에서는 P모드로 찍어도 충분히 좋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조리개를 조여도, 셔터 속도를 올려도 빛이 충분한데 굳이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가 없는 거죠.
왠지 모르게 'P모드는 초보자들이나 쓰는거야.'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서, 혹시라도 그런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어가는 글
이번 글에서는 네 가지 촬영 모드 P/A/S/M에 대해 간략히(?)양심 무엇? 정리해 보았습니다.
각 모드를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 지도 설명하면 좋겠지만, 기초편에서는 최소한의 개념만 다루려 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꺼내다 보면 오히려 복잡하게 느껴질 것 같거든요.절대 내가 글을 조리있게 못 써서가 아니...읍읍 실제 촬영과 관련된 내용은 '중급'이나 '심화' 같은 별도 타이틀을 따서 쓸 예정이니, 기초편에서는 카메라가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이어가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은 개념인 ISO에 대해 설명할 예정인데, 미리 힌트 겸 질문 하나를 던지며 마칩니다.
조리개와 셔터를 아무리 조절해도 빛이 모자란 환경이라면, 그냥 어두운 사진으로 만족해야 할까요?
[관련 글 모음]
2019/03/11 - [취미/카메라 및 사진] - 카메라 사용법 기초 (1) - 카메라와 사진
2019/03/11 - [취미/카메라 및 사진] - 카메라 사용법 기초 (2) - 조리개와 셔터
2019/03/12 - [취미/카메라 및 사진] - 카메라 사용법 기초 (3) - 촬영 모드
2019/03/14 - [취미/카메라 및 사진] - 카메라 사용법 기초 (4) - ISO와 노이즈
2019/03/15 - [취미/카메라 및 사진] - 카메라 사용법 기초 (5) - 요약
2019/03/15 - [취미/카메라 및 사진] - 카메라 사용법 응용 (1) - 심도와 아웃포커싱
2019/03/26 - [취미/카메라 및 사진] - 카메라 사용법 응용 (2) - 초점거리와 화각
'취미 > 카메라 및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메라 사용법 기초 (5) - 요약 (0) | 2019.03.15 |
---|---|
카메라 사용법 기초 (4) - ISO와 노이즈 (0) | 2019.03.14 |
카메라 사용법 기초 (2) - 조리개와 셔터 (0) | 2019.03.11 |
카메라 사용법 기초 (1) - 카메라와 사진 (0) | 2019.03.11 |
소니 풀프레임 렌즈 5종 간단 리뷰 (0) | 2019.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