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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카메라 및 사진

카메라 사용법 응용 (1) - 심도와 아웃포커싱


들어가기 전에

 기초편에서는 노출의 개념과 적정 노출을 맞추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해드렸고, 이어지는 응용편에서는 노출 이외의 촬영 요소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설명이 꽤나 길어질 것 같아요. 아무런 설명 없이 글을 쓰자니 단지 '이렇게 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밖에는 안 될 것 같거든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일 뿐, 촬영을 하기 위해 꼭 숙지해야 할 내용은 아닙니다. 그러니 일부 난해한 부분이 있더라도 '대충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주세요.


 아 참, 그리고 본 글은 어떤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쓴 것이 아닙니다. 취미로 사진을 찍으면서 보고 이해한 것들을 보다 쉽게 공유하고자 쓰는 글이니, 정확한 사실이나 학술적인 자료를 원하시는 분들은 다른 전문 포스트를 참고하시는게 좋습니다.




아웃포커싱(배경 흐림)이란?

 사진 효과 중 단연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아웃포커싱입니다. 최근 스마트폰에서는 렌즈를 2개 이상 탑재하면서까지 아웃포커싱을 구현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이 효과의 정확한 명칭은 사실 아웃포커싱이 아닙니다.갑분띠! 아웃포커싱은 단어 뜻 그대로 단순히 초점이 맞지 않는 것 또는 그러한 상태를 의미하고, 원래는 '배경 흐림 효과'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맞아요. 다만 워낙 익숙한 용어이다 보니, 본 글에서는 헷갈릴 여지를 줄이는 목적에서 '아웃포커싱'이라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웃포커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점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초점이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계실거에요. 사진을 찍었을 때 선명하게 나오는 부분이나 영역, 그 언저리를 가리켜 우리는 '초점이 맞았다' 또는 '초점이 여기 있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초점은 왜,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요? 마찬가지로 초점이 아닌 영역, 즉 흐릿한 부분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아래 그림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어떤 점에서 여러 방향으로 나아가는 빛이 렌즈를 통과해 카메라 센서에 다시 점으로 모여지는 경우, 사진에서의 그 지점은 초점이 맞게 됩니다. 그리고 센서 1개의 물리적인 크기 때문에 초점은 어느정도의 전후 범위를 갖게 되는데, 그 영역을 '피사계 심도' 또는 '심도'라고 합니다. 이 '심도' 안쪽에 위치한 피사체는 사진을 찍었을 때 충분히 선명하게 나오는 것이에요.


 심도는 촬영 환경 및 설정에 따라 넓어지거나 좁아질 수 있는데, 넓은 경우를 '심도가 깊다', 좁은 경우를 '심도가 얕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아웃포커싱 효과는 심도가 얕을 때 가장 날 나타납니다. 얕은 심도 안에 피사체를 넣어 피사체는 선명하게, 나머지는 모두 흐리게 나타내는 것이죠.


 심도를 얕게 만드는 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조리개를 개방한다.


 조리개를 개방하게 되면, 즉 빛이 통과하는 구경이 넓어지면 피사체와 렌즈의 거리에 따른 빛의 입사각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센서에 선명한 상이 맺히는 구간인 심도가 얕아지게 됩니다.


2. 피사체의 거리를 가깝게 한다.


 피사체와 렌즈의 거리가 가까울 수록 단위 거리 당 입사각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심도는 얕아집니다. 또한 배경이 심도에서 많이 벗어나면서 더욱 강한 아웃포커싱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원통 내부에서의 렌즈 위치 변화로 초점거리가 살짝 늘어나는데, 이 또한 심도를 얕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3. 초점거리가 긴 렌즈를 사용한다.


 초점거리가 긴 렌즈는 구조 상 보다 좁은 영역의 빛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서 그림과 같이 주 피사체를 같은 크기로 찍더라도 배경이 더욱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망원압축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잘 와닿지 않을텐데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에는 조금 다른 형태로 도식화 해 보았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배경이 확대된다는 점입니다. 동영상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른데, 어떤 영상이든 확대를 하면 화질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사진의 배경이 확대되면서 화질이 뭉개지는 아웃포커싱 효과가 생기는 것이죠.


 반대로 초점거리가 짧으면 짧을수록 아웃포커싱 효과가 덜 나타납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아웃포커싱이 잘 되지 않는 이유가, 작은 크기의 센서로 넓은 화각을 찍으려다 보니 초점거리가 4~5mm 수준이기 때문이에요.


4. 센서가 큰 카메라를 사용한다.


 센서가 큰 카메라를 사용하면 같은 조건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더 넓은 영역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센서가 작은 카메라로 같은 사진을 얻으려면 더 멀리서 찍어야 하죠. 그런데 위 2번 항목에서 설명했듯이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심도가 얕아지기 때문에, 센서가 큰 카메라를 사용하면 아웃포커싱 효과가 잘 나타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심도를 깊게 만들고 싶으면 위 4가지 방법과 정 반대의 설정을 하시면 됩니다.




적정 심도

 그럼 심도는 무조건 얕을 수록 좋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아웃포커싱 효과가 강할수록 극적인 느낌을 주긴 하지만, 어떤 것이던 과하면 좋지 않은 법이죠. 예를 들어, 심도를 너무 얕게 설정하면 아래 사진처럼 눈은 선명한데 귀는 흐리게 찍힐 수 있어요. 인물사진은 인물 전체가 선명하게 나오는 것이 좋은데 이 사진은 아웃포커싱 효과가 과한, 즉 못 찍은 사진입니다.



 적정 심도는 어떤 장면을 촬영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진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것들은 모두 심도 범위에 넣어서 선명하게 찍는 것이 좋습니다. 에펠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에펠탑이 싹 흐리게 나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항상 적정 심도를 확보해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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